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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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도신경 38 화 ★ 방주의 옥중서신

wy 0 2019.04.09

 

 

<한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나누어진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이원론인데 오랫동안 서양의 사고 체계를 지배한 사상이다.

 

어떤 대상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누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세계 70억 인구는 여성 52%, 남성 48%로 나뉜다.

 

한국 남성 중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30%, 나머지가 안 피우는 사람으로 나뉜다.

 

서울 강남의 어느 초등학교 5학년의 경우 안경을 낀 60%의 학생과 눈이 좋은 나머지로 나뉜다.

 

이렇게 대상을 여러 기준으로 나눌 수 있지만, 이 세상에는 이 세상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두 종류가 있다는 재치 있는 표현도 있다.

 

기독교에서 사후에 가는 세계도 천당과 지옥의 두 종류가 있다.

 

종교적인 열정과 신념이 강할수록 주위 사람을 구원 받은 사람과 못 받은 사람으로 나누고 싶어한다.

 

구원 받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중에 천당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방주가 몇 년 전 뉴욕에서 공부할 때 지하철을 타면 슬며시 옆자리에 다가와 전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당시 한참 교세가 커지던 소위 '구원파' 였고 그들의 적극적 선교는 여호와의 증인 못지 않았다.

 

한국 사람으로 보이면 일단 접근하여 상냥한 미소로 말을 건다.

 

“한국 분이시지요?” 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하면 거두절미하고 막 바로 묻는다.

 

“구원 받으셨어요?”

 

여기서 당황하여 바로 대답을 못하거나 순진하게 잘 모르겠다고 하면, 빠져 나가기 어려운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더욱 애처롭고 자애로운 미소로 이번에 꼭 구원 받으라며 개인적 신상을 묻기 시작한다.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된 유학생이 주소나 전화번호를 주면 교회에 나오라는 연락이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구원을 주제로 한 접근에 대비하는 방법이 유학생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논의 되었는데, 처음에는 한국 사람이 아니라고 해 보았다.

 

‘한국분이시지요’ 라는 질문에 ‘와타시와 니혼징데스’(나는 일본 사람입니다) 라는 대답이 얼마 동안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상대방도 이에 대한 연구를 하여 ‘아나타와 니혼징데쓰까?’(일본 사람입니까?) 하고 먼저 묻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외국인 행세가 더 이상 여의치 않자 정면 돌파하는 방법으로 강하게 대응하는 학생도 있었다.

 

가장 간단하게 ‘구원받았습니다’ 하고 입을 꾹 다물거나 ‘구원은 못 받았고 팔 원은 받았습니다’ 라는 식으로 쌀쌀하게 응수했지만, 상대방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유머가 많으시네요’ 하면서 잘 물러서지 않았다.

 

대응수위를 많이 높인 어떤 학생은 ‘나는 구원 받았다고 믿는 사람들을 구원해 주는 사람입니다’ 라는 탁월한 대답으로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그 때를 생각하면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방주는 TV 저녁 뉴스가 끝나고 드라마 시간에 무혁에게 편지지를 빌려서 서신을 쓰기 시작했다.

 

<최서준 기자님

 

오랜만에 손으로 편지를 쓰니 20년 전 중학생 때로 돌아간 느낌이네.

 

이 편지지를 보면 자네도 느끼겠지만 중앙의 핑크색 하트 문양이 그때 쓰던 것과 똑같군.

 

자네는 거기서 이메일 서신으로 나에게 보내면 내가 다음 날 오후에 받을 수 있다네.

 

들어오는 서신은 모두 검열을 한다고 하니까 참고하게나.

 

나는 자네가 염려해 준 덕분에 여기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하며 잘 지내고 있는데 한 달 동안 몸무게가 3kg가 빠졌더군.

 

밖에서는 철야기도를 해도 쉽지 않은 일이지.

 

여기 있는 사람들 중 오히려 살이 찌는 사람도 많은데 스트레스로 빵이나 과자를 마구 먹어서 그렇다는군.  

 

서론은 이 정도로 하고 드디어 내 사건 재판부 판사가 결정되었네.

 

서울 남부 지법 단독 P 판사인데 성질이 고약하다고 소문이 났더군.

 

그래도 주위에 알만한 사람이 있겠지.

 

여기 들어와 보니 그 동안 몰랐던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느끼는 것 같아.

 

누구나 여기서는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게 될텐데 나는 새로운 결심을 한가지 했다네.

 

재판에서 설령 무죄가 나더라도, 이제 나는 예전같은 목사로서의 사역은 중단하려고 해.

 

나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 한 연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어려서는 무조건 그런가 보다 하고 믿었고, 조금 커서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공부를 하면서는 종교가 상징과 은유의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

 

그런데 이런 생각을 2천년 전에 했던 분이 있었고 그 분이 바로 '사람의 아들' 예수님이었지.

 

사람의 아들이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얼마나 많은 고통과 번민 속에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라는 선언을 하셨을까..

 

당시 유대인들은 이런 분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겠지.

 

지금 우리도 용서할 수 없으니까..

 

나는 비로서 예수님의 심정을 조금 알 것 같아.

 

그 분을 따라서 ‘종교를 위한 기독교’를 ‘사람을 위한 기독교’로 개혁하고 싶네.

 

인본주의니 신본주의니,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런 모든 개념을 떠나서 말일세.

 

그냥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듯이 종교가 사람을 위해 있어야 하지 않겠나? .

 

지난 번 내가 구속 되기 전 ‘필하모니’에서 자네가 질문했었지.

 

“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의 할아버지 이름이 서로 다르냐고”.

 

이제 내 생각을 말해 주겠네.

 

그것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는 하나님의 섭리일세.

 

할아버지의 이름이 성경에 서로 다른 것을 보고 깨달으란 말씀이지.

 

내가 왜 이런 말을 자네에게 지금 이렇게 길게 하는지 모르겠구만..

 

여하튼 곧 밖에서 만나면 좋겠네. 

 

Ps) 혹시 선희와 연락이 되면 면회는 안 와도 된다고 전해 주게.

 

                                    목사였던 친구 신방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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