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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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97화 ★ 열성당수 아셀을 면회하는 마나헴

wy 0 2022.07.17

 바라바는 마음이 무거웠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실수를 한 것이다.

 

헤로디아 왕비가 건네는 히말라야 석청을 먹고 바보같이 그녀의 함정에 빠졌다.

 

부랴부랴 참석했던 열성당 회의에서는 머리가 무거웠고,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났다.

 

맨정신일 때는 그녀의 유혹을 거절한 적도 있었다.

 

앞으로 만난다면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시위를 잘 끝내고, 헤롯 왕께 제출한 청원서가 통과되면, 루브리아와 로마로 가서 평화로운 가정을 꾸미고 살 것이다.

 

열성당 활동도 먼 추억이 될 것이고, 헤로디아 왕비를 만날 일도 없게 된다. 

 

약속 시간에 맞춰서 미사엘이 가게로 들어왔다.

 

오늘 미사엘과 시위 준비 관계로 만나기로 한 것이다.

 

어서 오세요, 미사엘 님. 차 한 잔 드릴까요?”

 

아니요. 막 마시고 왔습니다.

 

지난번 회의 때는 좀 불편해 보였는데 이제 다 나으셨지요?”

 

바라바는 그러고 보니 그날 사라도 자기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았다.

 

그럼요. 다음 날부터 괜찮았습니다

 

그날 미안했습니다.”

 

천만에요. 석청이 부작용이 심할 때가 있지요.

 

그날 회의 끝내고 우연히 나발을 광장호텔에서 만났습니다.”

 

바라바가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혹시 내가 비대위 부위원장이 돼서 마음이 상했을까 봐 만난 김에 좋은 말을 좀 해줬지요.”

 

그 친구는 아직 어리니까 괜찮습니다. 시위 준비는 잘 되고 있지요?”

 

,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소가 빌라도 총독의 관저 앞이라 만약의 경우 강경 진압을 대비해 우리도 방어용 무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헤롯 왕께 내는 청원서는 며칠 전에 제 이름으로 제출했습니다.”

 

, 벌써 내셨군요. 무슨 반응은 아직 없나요?”

 

아직 없습니다. 우리가 시위할 때까지 별 반응 없이 지켜볼 것 같습니다.”

 

. 알겠습니다. 그리고 시위를 하기 전에 제가 아셀 당수 님을 한 번 면회하러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미사엘 님은 시위 준비에 바쁘시니, 제가 나발과 곧 가 보겠습니다. 지난번에 못 가서 아셀 님께 미안도 하고요.”

 

 

 

 

바라바가 미사엘과 이런 문제를 상의하고 있을 때, 아셀은 처음 보는 사람의 특별 면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별 면회는 의자가 있는 방에서, 시간제한도 없는 면회인데 힘깨나 쓰는 사람이 올 때 하는 면회였다.

 

면회자를 기다리며 아셀은, 누가 지금 자기를 만나려 하는지 불안하면서도 궁금했다.

 

방문이 열리며 처음 보는 건장한 40대 남성이 교도관의 안내도 없이 혼자 들어오는데 다리를 약간 저는 것 같았다.

 

아셀이 엉거주춤 의자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크기변환]마나헴 아셀 collage.png

 

누구신지요? 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만.”

 

하하, 당연하지요. 저도 지금 처음 뵙는 거니까요.

 

제 이름은 '마나헴'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우연히 아셀 당수 님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는데 오늘에서야 찾아왔습니다.

 

얼마나 고초가 많으십니까. 연세도 있으신데.”

 

부드러운 말투와 웃는 얼굴에도 불구하고, 아셀의 눈에는 면회 온 사람의 태도가 뭔가 석연치 않아 보였다.

 

, 그러시군요. 고맙습니다.”

 

여기 오신 지 벌써 몇 주 되셨는데 식사는 잘하시는지요?”

 

, 그럭저럭 먹고 있습니다.”

 

아셀의 직감으로는 마나헴이라는 사내가 비밀경찰 같았다.

 

왜 여기 왔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사람과 대화를 많이 하면 좋을 게 없으니 말을 아껴야 한다.

 

제가 근위대에 아는 친구가 있어서 내용을 좀 들어보니 아셀 당수님은 너무 억울하게 되셨더군요.”

 

두 사람의 눈동자가 잠시 마주쳤다.

 

열성당에서 대규모 시위를 한다는 뜬소문만 믿고, 근위대가 너무 경솔했습니다.

 

설령 그런 계획이 있었더라도 실무 책임자를 먼저 잡아서, 아니 먼저 만나서 자세한 내용을 들어 봤어야지요.”

 

여기까지 말하고 마나헴은 아셀의 반응을 기다렸다.

 

아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마나헴이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말을 이어 나갔다.

 

제가 오늘 아셀 님의 말씀을 좀 듣고, 억울한 사정을 직접 헤롯 전하께 말씀드려 곧 석방해드리겠습니다.”

 

석방이란 말에 아셀 당수의 눈빛이 반짝 빛나며 마나헴을 쳐다보았다.

 

제가 그 정도의 힘은 있습니다.

 

두 가지 사항만 협조해 주시면 제가 일하기 한층 수월하겠습니다.”

 

그 두 가지가 뭔가요?” 아셀이 물었다.

 

우선 열성당이 시위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해주시고, 바라바라는 놈이 누구인지 알려주시면 됩니다.”

 

아셀의 목에서 침이 꿀꺽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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